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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인이 본 한반도 백년…통일 힘들어도 ‘희망의 대화’를관리자작성일 20-06-22 11:07


2020.06.11  서정민 기자  한겨레

출처 : http://www.hani.co.kr/arti/culture/movie/948964.html



프랑스인이 본 한반도 백년…통일 힘들어도 ‘희망의 대화’를

일제강점기~현재까지 담아
남 15번, 북 8번 방문
북 설득에만 3년 걸려
“개봉 이뤄질 줄 몰랐다, 감동”


불과 1~2년 전만 해도 훈풍이 불던 남북관계가 또다시 경색되고 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지난 4일 담화를 통해 대북전단 살포를 맹비난하면서다. 한반도는 이처럼 70년 넘는 세월 동안 반목과 대립, 그리고 화해의 제스처를 반복해왔다.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6·25전쟁 70주년을 앞두고 뜻깊은 영화가 국내 관객과 만난다. 11일 개봉한 <백년의 기억>이다.

<백년의 기억>은 일제강점기부터 현재까지 한반도 백년의 역사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해방 이후 남북으로 갈린 두 진영을 모두 다뤘다. 특이한 건 감독이 프랑스인이라는 점이다. 피에르올리비에 프랑수아 감독은 유럽 공영방송 <아르테> 기자로 일하던 2000년 남북정상회담을 보도한 이후 남북문제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왔다.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앞서 <프런티어와의 전쟁>(2003), <한반도, 통일은 불가능?>(2013)을 만들었다. <백년의 기억>은 이전 두 작품을 기반으로 최신 상황을 더해 집대성한 결과물이다.




영화 <백년의 기억> 스틸컷. 전국예술영화관협회 제공

프랑수아 감독은 한국말을 못한다. 대신 외국인이라는 장점을 살려 남북을 오갈 수 있다. 그동안 남한은 15번, 북한은 8번 방문했다. 영화를 찍기 위해 북한 당국을 설득하는 데만 3년이나 걸렸다고 한다. <백년의 기억>에서 그는 제3자로서 최대한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하려 했다. 형식에서도 일부러 기계적 중립을 택했다. 김일성 주석 동상과 생가를 찾는 북한 사람들을 보여준 뒤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과 생가를 찾는 남한 사람들을 보여주는 식이다.

영화는 여러 남북 당국자와 관련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병치한다. 편집에 따른 것이긴 하지만 남북 사람들이 마치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평소 접하기 힘든 북한 고위 공직자들의 인터뷰가 특히 흥미롭다. 그들이 남한을 어떻게 바라보며 통일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엿볼 수 있다. 태권도 품새를 활용해 영화의 각 장을 나눈 형식도 신선하다.

영화는 통일을 낙관하지도 비관하지도 않는다. 복잡하고 예측하기 힘든 국제정세 탓에 통일은 여전히 멀고 힘들다는 사실을 냉철하게 환기한다. 그런데도 희망을 놓지 않는다. “앞으로 통일이 반드시 오리라고 생각해요. 내 손자들이, 증손자들이 통일 한국에 살리라고 생각합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 “나는 정전과 함께 일생을 산 셈이 되죠. 우리는 영구한 평화를 모르고 지금까지 살아왔습니다. 가능하다면 우리 세대에서 통일이 이루어져야죠.” (리종혁 북한 조국통일연구원장) 영화 마지막을 장식하는 두 사람의 인터뷰가 의미심장하다.




영화 <백년의 기억> 스틸컷. 전국예술영화관협회 제공
 

프랑수아 감독은 지난 5일 시사회 직후 화상 인터뷰에서 “한국 개봉을 희망하긴 했지만, 실제 이뤄질 줄 몰랐다. 감동적이다”라고 기뻐했다. 이어 “남북이 서로 이해하고 말을 건넬 수 있도록 영화가 작은 실마리가 됐으면 한다. 주변 정세가 복잡하게 얽혀도 남북이 직접, 정치인뿐 아니라 시민들도 대화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백년의 기억>은 전국예술영화관협회가 수입·배급한 첫 영화다.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운 시기이지만 꼭 상영해야 할 영화라는 공감대를 이뤄 개봉을 추진했다. 서울 종로구 에무시네마 등 협회 소속 15개 예술영화관에서 순차적으로 장기상영을 이어갈 예정이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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